○ 책 '트렌드 코리아 2023'의 '디깅모멘텀'
책 '트렌드 코리아 2023'에서 전하는 10가지 트렌드 전망 중 '디깅모멘텀'에 대해 요약 및 정리해보고자 한다. '디깅모멘텀'의 의미는 자신의 취향에 맞는 한 분야를 깊이 파고드는 행위를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트렌드를 말한다. 디깅에는 세 유형, 즉 컨셉형, 관계형, 수집형이 있다.
* 디깅의 세 유형
1. 컨셉형
2. 관계형
3. 수집형
1. 컨셉형
컨셉형은 컨셉에 열중하여 몰입하는 재미를 느끼는 것을 말한다. 그 예로 '과몰입 공부법'이 있다. 컨셉에는 공주 컨셉, 헤르미온느 컨셉, 로스쿨 컨셉 등이 있다. 내가 마치 공주인 것처럼, 헤르미온느인 것처럼, 로스쿨 학생인 것처럼 공부를 하는 것이다. 또 다른 예로 호주의 대화형 식당 '카렌스가이너'는 세상에서 가장 무례한 곳이라는 컨셉을 가지고 있다. 맛으로 승부하는 것은 이제 평범하다. 컨셉으로 몰입의 재미를 주는 곳을 찾는다. 이처럼 디깅러들은 독특한 컨셉에 매료되어 있다.
나는 20대 초반에 월트 디즈니 애니메이션 영화 '미녀와 야수'를 즐겨 봤었다. 주인공 벨은 책 읽기를 좋아하고 "There must be more than this provincial life!"라고 노래 부르며 더 큰 세계를 소망한다. 내가 '미녀와 야수'를 즐겨 봤었던 이유는 어쩌면 벨이라는 '컨셉'에 빠졌었던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20대의 나는 마치 벨처럼 학업을 열심히 하며 취업 성공을 이뤄 더 나은 삶을 살아가겠다는 꿈을 품고 있었으니까. 현재 30대의 나는 비록 현실에 지쳐있지만, 예전에 내 마음에 있었던 벨이라는 '컨셉'을 떠올려보니 마음이 몽글몽글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이 느낌이 좋아서 '컨셉형' 디깅을 하나보다.
2. 관계형
관계형은 같은 대상을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몰두의 정도를 높이는 것을 말한다. 그 예로 가수, 아이돌, 배우, 캐릭터 등이 있다. 덕후들은 덕주를 디깅한다. 단적인 좋아함을 넘어, 덕후들끼리 덕질에 대해 소통하고 공감을 키워간다.
우리 집 6살 유치원생 행운이가 관계형 디깅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보았다. 요즘 행운이의 주된 관심사이자 덕주는 '포켓몬스터'이다. 유치원 친구 중에 포켓몬스터 덕후들이 있다. 그래서 유치원에 가면 '관계형 디깅'이 시작된다. 친구 중 유O는 나중에 커서 포켓몬스터 캐릭터 중 '뮤'가 되고 싶다고 했다고 한다. 포켓몬스터 옷을 입고 오는 친구도 있다고 한다. 그 친구들과 함께 포켓몬스터 놀이를 한다.
때때로 행운이가 "엄마, 이브이 진화는 뭐게? 꼬부기는 무슨 타입이게?"라고 묻는다. 그럴 때마다 나는 포켓몬스터 종류가 너무 많아서 버겁기도 하고, '오늘 저녁 뭐 해 먹을까?'가 최대 고민거리인 내게 '진화, 그게 무슨 의미가 있나.' 싶었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관계형 디깅을 이해해보니 행운이는 이를 통해 소통하고, 공감하고, 재미를 느끼고 있었다. 우리 아이의 몰입과 재미를 위해, 포켓몬스터에 대해 조금 더 관심을 가져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3. 수집형
수집형은 특정 물건이나 경험의 수집을 통해 만족과 과시를 추구하는 것을 말한다. 먼저 물건의 수집이 있다. 그 예로 가장 주목받는 수집 대상은 캐릭터다. 세븐일레븐은 캐릭터 마이키링 3종을 출시하였고 두 달 만에 누적 판매량 200만 개를 돌파하였다. 다음으로 경험의 수집이 있다. 뮤지컬 좋아하는 사람들은 ‘회전문 관람’이라며 재관람 경험을 수집하고 방탈출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그 후기와 평가를 공유한다. 수집은 더 나아가 적극적인 자랑질이 뒤따른다.
tvN 예능 프로그램 온앤오프의 이혜성편이 떠올랐다. 이혜성님은 빵순이다. 빵지 순례를 다니며 경험을 '수집'한다. 좋아하는 빵을 사며 빵을 '수집'한다. 빵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리며 '자랑질'을 한다. 더 나아가 제빵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하며 '자기 성장'을 이룬다. '모멘텀'을 이루는 모습까지, 수집형 디깅의 모범적인 사례가 아닌가 싶었다.
○ 디깅으로 행복 찾기
우리 사회 곳곳에 퍼져 있는 '디깅러('digging'+사람을 뜻하는 접미사 'er')'들이 단지 '취미에 진심'이기만 한 것은 아니다. '멀티 페르소나' 시대에 '찐자아'를 찾으려는 열정 가득한 노력이자, 코로나 사태와 불경기 속에서 흔들리는 실존적 불안에 대처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자신만의 행복 전환점을 찾으려는 삶의 매진이다. p281
'트렌드 코리아 2023' 책의 '디깅모멘텀' 챕터를 읽고 난 후, '나의 디깅'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요즘 재미없는 삶을 살고 있다고 느꼈는데 디깅의 대상이 없어서 그런 것은 아닐까?, 나는 무엇을 좋아할까?, 무엇을 디깅할 때 행복할까?, 나의 기분을 행복으로 바꿔줄 마음속 '관심' 버튼'은 무엇일까?
유설화 님의 그림책 '슈퍼 거북'이 있다. '꾸물이'라는 이름의 주인공 거북이 있다. 타인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진짜 슈퍼 거북'이 되고자 한다. 그래서 '빨라지는 방법'에 대한 지식과 경험을 수집한다. 물속에서 달리기, 바람을 맞으며 달리기, 줄넘기를 하며 달리기 등을 한다. 그렇게 달리기에 대해 '디깅'을 했지만 사실... 꾸물이는 너무 지쳤고, 느긋해지고 싶었고, 천천히 걷고 싶었다. 빠른 것은 토끼의 삶이지 거북의 삶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마침내 경주에서 토끼에게 지고 '슈퍼 거북'이 되어야 한다는 부담을 덜고 난 후, 거북이 다운 삶을 살게 되었을 때 비로소 행복을 느낀다.
'나의 디깅'은 슈퍼 거북처럼 타인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나답지 못한 것이 아니었으면 좋겠다. 그럴싸해 보여서 남들에게 자랑하기 쉬운 것이 아니었으면 좋겠다. 꾸물이가 거북의 삶을 살고 난 후 행복을 느꼈듯이 나다운 것이라서 나의 정체성을 견고히 다질 수 있는 것이었으면 좋겠다. 내가 행복을 찾을 수 있는 계기나 전환점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게 뭘까? 깊은 고민에 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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