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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후기' 인생의 진리를 찾아서/인문학 책

책 후기, 낭독 독서모임 후기 <심연, 배철현 지음_1부 고독 혼자만의 시간 갖기>

by ohrosy39 2022. 7.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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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연: 나를 깨우는 짧고 깊은 생각 책 표지


1. 책 후기 <심연: 나를 깨우는 짧고 깊은 생각_1부 고독, 혼자만의 시간 갖기>

이런 자기 변화는 모멘텀, 바로 지금 이 순간을 포착해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것에서 시작한다. 혹시라도 지금 귀하고 소중한 순간순간을 의미 없이 흘려보내고 있다면, 고통이 따르더라도 이 순간에 집중해 자신만의 빛을 찾아 나서야 한다. 이 결정적인 순간이 삶을 좀 더 진실에 가깝게 해 줄 것이다. -출처: 심연 p25


나의 역할 중, 초보 딱지를 붙인 것들이 있다. 초보 엄마, 초보 요리사, 초보 투자자. 내가 엄마일 때, 요리할 때, 투자할 때. 매번 서툴고 힘들다보니 "살아온 세월이 얼마인데 아직도 초보 딱지를 붙이고 있다니."라는 생각과 함께 나 자신을 답답하게 여길 때가 있다.

지난날, 나의 귀하고 소중한 순간순간을 나만의 빛을 찾는데 썼더라면 초보 티가 좀 덜 났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때 즐겁지 않은 술자리에는 왜 앉아 있었던 것인지. 그때 그 방에 왜 덩그러니 앉아만 있었던 것인지. 그 분야에 대한 봉사심보다는, 단지 취업 스펙을 쌓기 위한 봉사 시간 채우기에 나의 소중한 순간을 허비한 것은 아니었는지. 그렇게 나의 소중한 순간을 타인의 기대와 기준에 맞게 내어준 것은 아니었는지 후회가 되었다.

낭독 독서모임 회원님 중 한 분은 요즘 그림 그리기에 빠지셨다고 했다. 미술 학원에 등록했고, 주변의 소음에도 불구하고 그림을 그리며 몰입의 시간을 가질 수 있으셨다고 했다. 그리고 손으로 만지고, 그리고, 표현하는 것에 자신의 '빛'을 발견하셨다고 했다. 나도 과거의 후회는 이쯤 접어두고, 앞으로 나의 소중한 순간을 나의 빛을 찾는데 쓸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행운이의 2021년 사진 앨범

 

사진작가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은 이 눈 깜짝할 사이를 또 다른 눈인 카메라 렌즈로 포착한다. 눈과 렌즈와 마음이 하나 되는 그 신비한 순간에 자신도 모르게 셔터를 누른다. 브레송은 이때를 "결정적 순간"이라고 말한다.
그는 카메라 렌즈라는 작지만 혁명적인 눈으로 흘러가는 시간과 공간에 진입해 그 유동적 흐름을 파괴하고 정지시킨다. 그럼으로써 흘러가는 일상을 거룩한 정지, 영원의 차원으로 승화시킨다. 뒤도 돌아보지 않고 매정하게 흘러가는 시간을 포착하려는 부단한 연습을 통해 그것은 예술이 된다. -출처: 심연 p22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순간'에 대한 소중함을 알게 되었다. 아이의 첫 울음을 듣던 순간. 아이를 낳고 첫 대면을 하던 순간. 아이가 첫걸음을 떼던 순간. 아이가 내 손을 꼭 잡아주던 순간. 울음이 터진 아이를 유치원에 보내고 뒤돌아 오던 순간. 아이가 커 갈수록 이때가 다시 오지 않을 순간이라는 것을 알기에, 이 순간순간이 더더욱 크게 느껴지고 소중하게 느껴지는 것 같다. 그래서 나는 아이의 사진을 찍고, 그것을 앨범으로 만든다. '흘러가는 일상을 거룩한 정지'를 통해 그 순간들을 지키고 싶어서.

 

낭독 음성 메모 목록


2. 낭독 독서모임 후기

나는 낭독 독서모임을 하고 있다. 이번에는 <심연>이라는 책을 함께 읽게 되었다.

이 책은 인문 에세이다. 나는 이런 분류의 책을 즐겨 읽지 않았다. 이 책 또한 낭독 독서모임 때문에, 또는 덕분에 읽게 되었다. 이 책은 철학, 심리학, 언어학, 사학이 섞여있는 내용이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을 함께 낭독하는 시간이 생경하고 어려웠다. 마치 나에게 작은 사이즈의 옷을 입은 느낌이었다. 긴장이 되고 편안하지 않았다. 또는 마치 프랑스어를 보는 것 같았다. 우아하고 아름다운 뉘앙스의 내용인 것은 알겠는데, 잘 독해가 되지 않았다. 나의 인생의 깊이가 다른 회원님들보다 얕아서일지도.

천재들은 다른 이들이 만들어놓은 밤하늘의 별을 찬양하거나 그 내용을 암기하지 않는다. 그들은 자신의 심연 속에 감춰져 있는 이야기를 용기 있게 말한다. 그들은 자신의 내면에서 발견한 희미한 빛조차도 결코 무시하지 않는다. 스스로의 생각을 귀하게 여기기 때문이다. 내 안에서 일어나는 빛은 모두 숭고하다. -출처: 심연 p33


그렇다고 이 책을 좋아하는 척, 아는 척, 이해하는 척 하고 싶지는 않았다. 천재들은 '자신의 내면에서 발견한 희미한 빛조차도 결코 무시하지 않는다'기에, 이 책을 불편하게 여기는 나의 희미한 빛도 용기 있게, 숭고하게 받아들이기로 했다. 다만, 혼자서 이 책을 낭독하고 음성 메모를 남겨놓음으로써 친해지려는 노력을 해보았다. 다음 모임 때에는 조금 덜 낯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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