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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후기' 인생의 진리를 찾아서/유아 아동 책

한글 그림책 <식빵 유령>, 식빵과 고양이의 우정, 유령에 대한 엄마와 아이의 다른 시선

by ohrosy39 2022. 8.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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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댕의 생각하는 사람


1. 유령에 대한 엄마와 아이의 다른 시선

"엄마, 유령은 사람을 잡아먹어?"

"엄마, 용은 사람을 잡아먹어?"

 

6살 아이 행운이는 종종 이렇게 묻는다. 요즘 유령, 용과 같이 실제로 본 적이 없는 존재들을 궁금해하고, 두려워한다. 어른인 나는 이런 질문들이 새삼스럽다. 어른인 나는 당연히 유령, 용이 실제로 존재하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그렇기 때문에 사람을 잡아먹는지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

 

책 <심연>에 "관찰이란 가식적으로 보는 것을 넘어 '안 보이는 것을 보는' 행위다. 우리는 자신이 보고 싶은 것만 보도록 뇌와 눈을 훈련해왔다. 하지만 그 대상의 배후에 있는 어떤 것을 인식하기 위해서는 내가 지닌 관습과 편견의 시선을 제거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저 보기' 때문이다."라는 구절이 있다. 나와 행운이는 유령, 용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랐다. 어른인 나는 '그저 보는 것'에 능하고, 어린이인 아이는 그 너머의 것을 보는 '관찰'에 능한 것 같았다.

 

유령에 대한 행운이의 질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두려움이 깊기 때문이었다. 유령이 어떤 것인지 알게 되면 두려움이 덜어질까 해서 <식빵 유령>이라는 유령이 등장하는 그림책을 읽어보았다.

 

그림책 식빵 유령 표지

 

2. 그림책 <식빵 유령>

 

그림책 <식빵 유령>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어느 빵집이 있다. 그 빵집에는 식빵이 있다. 그 식빵 속에 사는 식빵 유령이 있다. 그리고 그 빵집에 몰래 들어오는 길 고양이가 있다. 길 고양이는 빵집을 어지럽힌다. 털을 날리고, 물컵을 엎지르고, 유리를 깨뜨린다. 그 뒷정리는 식빵 유령의 몫이다. 그래서 식빵 유령에게는 그 길 고양이가 눈엣가시다. 그러던 어느 날, 길 고양이가 며칠 동안 빵집에 나타나지 않았다. 게다가 추운 겨울, 눈이 펑펑 내리는 날씨였다. 어느 날, 그 빵집에 고양이 유령이 나타난다. 이제 식빵은 식빵 유령과 고양이 유령의 집이 되었다. 함께 아웅다웅하면서도 다정하게 살아간다.

 

고양이

 

책을 읽는 동안 며칠 동안 고양이가 나타나지 않음에 궁금해진다. 그러다가 고양이 유령이 나타나는 부분에서 '아.' 하는 탄식이 터져 나왔다.

 

행운이 유치원 등 하원하는 길에 종종 보았던 '삼식이'라는 길 고양이가 있다. 행운이와 삼식이 간에는 함께 한 시간과 추억이 있다. 그런데 그 고양이가 요즘 몇 개월째 보이지 않는다. 우리도 마침 삼식이가 어떻게 지낼지 궁금해하던 터라 이 책에 더 몰입하고 감정 이입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이 책에서는 유령은 죽음 뒤에 나타나는 혼 같은 것이며 식빵 유령, 고양이 유령처럼 귀엽고 친숙하게 표현하였다. 그런 이미지만으로도 행운이의 유령에 대한 두려움을 좀 덜게 된 것 같아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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