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 엄마는 육아가 늘 어렵다
육아에는 '자유'가 없다. 아이는 10초마다 엄마를 부른다. "엄마, 나 봐봐.", "엄마, 같이 놀자.", "엄마, 이거 해줘." 아이가 처음으로 '엄마'를 불렀을 때의 기쁨은 이미 무색해졌다. 또 '엄마'를 부를까 봐 신경이 곤두선다. 그럴 때 자괴감이 든다. 사랑스러운 내 아이가 나를 부르는 것이 왜 화가 날 일인지. 부족한 엄마 같아서 마음이 힘들어진다.
육아에는 '두 배 이상의 에너지'가 소모된다. MBC 예능프로그램 '전지적 참견 시점'에 김남길 배우가 이수경 배우의 대표님이자 매니저로 출연한 적이 있다. 그리고 매니저를 해보니 '두 배 이상의 에너지'가 소모된다고 하셨다. 그 말에 공감이 되었다. 엄마는 아이의 매니저와 다름이 없다. 의식주, 라이딩, 놀이 등을 모두 서포트해 주기 때문이다. 내가 할 때 보다 아이를 지켜보는 동안 '두 배 이상의 에너지'가 소모된다. 아이가 아플 때 차라리 내가 아팠으면 좋겠다. 아이가 유치원 생활이 힘들다고 할 때 차라리 내가 유치원을 갔으면 좋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육아는 할만하다
어느 날, 아이가 나의 품에 폭 안겼다. 그러고서 "엄마가 좋아."라고 말했다. 그 포옹 한 번에, 그 말 한마디에 나의 마음은 스르륵 녹고 '아, 이것이 행복이구나.'라는 느낌을 받았다. '행복은 과연 무엇일까?'라는 질문에 아무리 머리를 굴려봐도 형용할 수 없었던 그 답을 순간 깨닫게 되었다. 그동안 내가 안고 살았던 육아의 힘듦과 아이에 대해 느꼈던 미움이 부끄러워졌다.
시와 그림책으로부터 배우는 육아의 지혜
육아의 어려움에 부딪힐 때마다 나를 다독이는 시와 그림책이 있다. '내 손은 하루 종일 바빴지.'로 시작하는 작자 미상의 시 한 편과 '눈 깜짝할 사이'라는 제목의 그림책이다.
내 손은 하루 종일 바빴지.
그래서 네가 함께 하자고 부탁한 작은 놀이들을
함께 할 만큼 시간이 많지 않았다.
너와 함께 보낼 시간이 내겐 많지 않았어.
난 네 옷들을 빨아야 했고, 바느질도 하고, 요리도 해야 했지.
네가 그림책을 가져와 함께 읽자고 할 때마다
난 말했다.
"조금 있다가 하자, 얘야."
밤마다 난 너에게 이불을 끌어당겨 주고,
네 기도를 들은 다음 불을 꺼주었다.
그리고 발끝으로 걸어 조용히 문을 닫고 나왔지.
난 언제나 좀 더 네 곁에 있고 싶었다.
인생이 짧고, 세월이 쏜살같이 흘러갔기 때문에
한 어린 소년은 너무도 빨리 커버렸지.
그 아인 더 이상 내 곁에 있지 않으며
자신의 소중한 비밀을 내게 털어놓지도 않는다.
그림책들은 치워져 있고
이젠 함께 할 놀이들도 없지.
잘 자라는 입맞춤도 없고, 기도를 들을 수도 없다.
그 모든 것들은 어제의 세월 속에 묻혀 버렸다.
한때는 늘 바빴던 내 두 손은
이제 아무것도 할 일이 없다.
하루하루가 너무도 길고
시간을 보낼 만한 일도 많지 않지.
다시 그때로 돌아가, 네가 함께 놀아 달라던
그 작은 놀이들을 할 수만 있다면.
작자 미상
앨레스 그레이 제공
-출처: 잠언 시집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류시화 엮음
「갈래머리 여자아이」
-출처: 그림책 눈 깜짝할 사이, 호무라 히로시 글, 사카이 고마코 그림, 엄혜숙 옮김
이 시와 그림책은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은 유한하며 모든 것에는 때가 있다고 말하는 것 같다. 그림책 '눈 깜짝할 사이'는 2페이지 만에 갈래머리 여자아이가 할머니가 된다. 나와 우리 아이가 이렇게 쏜살같이 나이를 먹을 것을 생각하니 새삼 이 시간이 소중해졌다. 또 이 '육아'라는 오래 달리기에 끝이 있다는 것이 새삼 느껴졌다. 그래서 아이와 함께 하는 놀이, 아이와 함께 하는 스킨십, 아이와 함께 읽는 그림책을 한 번 더 되새기게 만든다. 스스로가 보다 지혜로운 엄마가 되길 바라며 블로그에 그 시와 그림책의 흔적을 남겨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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