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린이 요리체험
* 수업료(재료비 포함)
1회 25,000원
5회 110,000원
* 수업시간: 50분
우리 집 6살 어린이 행운이는 요즘 요리학교에 다닌다. 사실 나는 '어린이 요리 체험'은 유아들의 촉감놀이 정도로만 생각했었다. 그래서 내후년 이면 곧 학교에 갈 행운이가 요리 체험에 간다는 것을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행운이네 유치원 친구들은 태권도 학원, 미술 학원, 영어 학원을 다니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느 날, 행운이가 "엄마, 나 요리학교 가고 싶어."라고 했다. '적어도 자신이 좋아하는 활동은 지원해주자.'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던 나는 요리학교에 등록을 했고, 그리고 지금 요리학교를 5회 다녔다.
관심 있는 일에 빠져들 시간을 주자
기질적으로 느린 아이는 자신에게 중요하지 않은 일에는 무관심하지만 관심 있는 일에는 한없이 빠져든다. 따라서 초등학교 저학년 때는 아이가 잘할 수 있는 일 한두 가지에만 집중하게 하면서, 아이 스스로 '나도 잘할 수 있구나'라는 생각을 갖게 해주는 게 중요하다. 한 가지만 잘해도 '그래도 나는 이건 잘해'라며 자존감을 가질 수 있다. 자기를 인정해주는 좋은 환경에 있으면 강한 인내심, 안정감, 자제심으로 용감하고 성실하게 생활하며 대기만성형 아이가 될 수 있다. -출처: 책 <배움이 느린 아이들>, 김영훈 p113
5회 다닌 후 나의 마음이 조금 달라졌다. 위에 인용한 책 '배움이 느린 아이들'의 내용과 같다. 행운이는 기질적으로 행동이 느린 아이다. 이런 아이는 '관심 있는 일'에는 한없이 빠져든다. 행운이는 평소에 먹는 것에 관심이 많았다. 새로운 음식에 호기심이 있어서 먹어보고 싶어 했다. 엄마가 요리할 때 "엄마, 뭐 도와줄 거 없어?"라고 묻던 아이였다. 그런 아이가 요리학교에 다니면서 요리를 하고, 자신의 요리를 가족에게 맛 보여주며 칭찬을 받았다. 자존감, 안정감, 용감함을 키워가고 있었다. 그런 모습을 보며 '아이가 좋아하는 활동을 지원해주길 참 잘했다.' 싶었다. 아이의 자존감이 자랐다면 그것만으로 만족한다.
덧붙여 행운이의 요리체험을 아래와 같이 기록해두고자 한다.
1회차 수업: 초코칩 스모어 쿠키
1회차 수업에는 '초코칩 스모어 쿠키'를 만들었다. 행운이는 반죽을 섞고, 반죽을 나누고, 반죽 모양을 만들었다. 촉촉한 초코칩이 연상되는 비주얼이었다. 마시멜로우를 올리고 녹여서 풍미가 더 좋았다. 아기자기하게 예쁜 모양은 없지만 맛이 참 좋았던 요리였다.
2회차 수업: 뿌링클 미라 패스튜리 핫도그
2회차 수업에는 '뿌링클 미라 패스튜리 핫도그'를 만들었다. 행운이는 밀가루 체를 치고, 반죽을 섞고, 밀대로 밀고, 칼로 잘랐다. 치즈를 빨대로 잘라서 눈 모양을 만들고 김으로 눈동자를 만들었다. 다양한 작업이 있어서 소근육 발달에 좋을 것 같았다. 행운이는 평소에 핫도그를 잘 안 먹는데 자신이 만들어서 그런지 맛이 있어서 그런지 참 잘 먹었다. 패스츄리의 버터향과 바삭함이 좋았다.
3회차 수업: 스파이더 쿠키
3회차 수업에는 '스파이더 쿠키'를 만들었다. 행운이는 짜는 주머니로 다크 초콜릿을 짜서 거미 다리를 표현하고, 화이트 초콜릿에 다크 초콜릿을 짜서 눈동자를 표현했다. 짜는 주머니는 손에 강약을 주어 작업을 해야 하는데 그것이 무리였던지 모양이 잘 나오지 않았다.
4회차: 떠 먹는 고구마 피자
4회차 수업에는 '떠 먹는 고구마 피자'를 만들었다. 행운이는 야채를 자르고, 빵을 뜯어서 넣고, 고구마를 으깼다. 이 날, 행운이는 선생님께 "어떻게 이런 메뉴들을 다 생각하는거에요?"라고 물었다고 한다. 선생님은 "이것 저것 넣으면서 하다보니 이렇게 할 수 있었어."라고 대답하셨다고 한다. 4회차 정도 되니 궁금한 것도 생기고 선생님과도 좀 대화하기도 편해진 모양이다.
5회차: 모닥불 타르트
5회차 수업에는 '모닥불 타르트'를 만들었다. 행운이는 코치에 마시멜로우를 끼우고, 반죽을 펴서 누르고, 크림을 섞고 얹었다. 종종 집에서 엄마표 요리 활동을 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행운이는 집에서 하는 것보다 요리학교에서 하는 게 더 예뻐서 좋다고 했었다. 빨간 불을 표현한 것, 초코칩으로 재를 표현한 것. 내가 봐도 그렇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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